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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2013년 출간된 이후 강렬한 서사와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소설은 은퇴한 연쇄살인범이자 알츠하이머 환자인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이 점점 사라지는 가운데 또 다른 살인범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다. 2017년, 설경구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었으며, 원작과는 다른 결말과 해석을 선보여 원작 팬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번 리뷰에서는 원작과 영화의 차이를 비교하고, 각 매체가 전달하는 감동과 메시지를 분석해 본다.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의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 일 년 반 만에 펴낸 장편소설로 알츠하이머에 걸려 점점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은퇴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올해로 데뷔한 지 19년, 독보적인 스타일로 여전히 가장 젊은 작가라 불리는 저자의 이번 소설에서 아무렇지 않게 툭툭 던지는 잠언들, 돌발적인 유머와 위트, 마지막 결말의 반전까지 정교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모든 것들을 만나볼 수 있다. 30년 동안 꾸준히 살인
    저자
    김영하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3.07.25

     

    1. 원작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의 특징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기존의 스릴러 소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주인공 김병수는 한때 연쇄살인을 저질렀던 인물이지만, 이제는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이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의 딸과 관련된 새로운 연쇄살인범의 존재를 의심하게 되고, 사라져 가는 기억 속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애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1인칭 시점의 불확실성이다. 김병수의 기억이 점점 흐려지면서, 독자들은 그가 말하는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며, 믿을 수 없는 화자의 서술 속에서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몰입감이 높다.

    김영하 작가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서, 인간의 기억과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신뢰하지 못하는 순간, 독자 또한 동일한 혼란을 경험하게 되며, 이야기의 긴장감은 극대화된다.

    살인자의 기억법 – 원작 소설과 영화 비교 리뷰

    2.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특징과 원작과의 차이점

    2017년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작 소설의 핵심적인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스토리와 결말을 상당 부분 수정했다.

    먼저, 원작에서 김병수는 혼자 살며 자신의 기억을 기록하는 데 집중하지만, 영화에서는 그가 양아버지로서 딸을 키우는 설정이 추가되었다. 이는 감정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관객이 김병수 캐릭터에 더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였다.

    가장 큰 차이점은 악역 박주태의 비중과 결말의 변화다. 원작에서는 김병수가 기억을 잃어가는 가운데 독자가 진실을 유추해야 하는 방식으로 끝나지만, 영화는 보다 명확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고 박주태(김남길 분)와의 대결을 강조했다. 특히, 원작에서는 모호하게 남아 있던 김병수의 과거 범죄에 대한 부분이 영화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묘사되며, 시각적 연출을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변화는 영화적 장르적 특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원작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집중했다면, 영화는 보다 대중적인 서사 구조를 선택해 긴박한 전개와 확실한 결말을 제공했다.

    3. 원작과 영화,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일까?

    원작과 영화는 같은 이야기를 다루지만, 서술 방식과 표현 기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불확실한 기억을 활용한 독특한 서술 방식이 강점이다. 독자는 김병수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추측해야 한다. 이는 기존 스릴러 소설과는 다른 깊은 몰입감을 제공하며, 기억과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던진다.

    반면, 영화는 시각적 연출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가 특징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촬영 기법을 활용해 스릴러 장르의 특징을 극대화했으며, 보다 명확한 갈등과 결말을 제시함으로써 대중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김병수 역을 맡은 설경구의 연기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주인공의 혼란스러움을 강렬하게 표현해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이처럼 원작과 영화는 각자의 강점을 살려 다르게 해석되었으며, 독자와 관객에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감동을 전한다.

    결론

    살인자의 기억법은 원작과 영화 모두 각각의 개성을 지닌 작품이다. 원작 소설은 기억의 불확실성을 활용한 서술 방식과 깊이 있는 심리 묘사가 돋보이며, 독자들에게 색다른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반면, 영화는 보다 직접적인 시각적 표현과 빠른 전개를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대중적인 스릴러 장르로 재해석되었다.

    만약 독창적인 서술 방식과 심리 묘사를 즐긴다면 원작 소설을 추천하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강렬한 연기를 선호한다면 영화를 먼저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두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한다면, 하나의 이야기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